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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훈 주교의 생태 칼럼 - 파괴의 유전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choism0512 댓글 0건 조회Hit 165회 작성일Date 21-11-10 20:39

    본문

    파괴의 유전자


    우연히 시청한 EBS의 한 강연 프로그램의 내용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주 오랜 옛날, 동굴에서 생활하는 두 그룹의 원시인 부족이 있었다고 합니다. 한 부족은 동굴을 도무지 청소할 줄 모르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은 소변, 대변 등 생리현장을 모두 동굴 안에서 해결했으며, 먹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도 모두 동굴 안에 버렸습니다. 그러다 동물이 쓰레기 더미로 포화상태가 되면, 다른 동굴로 거쳐를 옮겼습니다. 다른 한 부족은 반대로 매일 동굴을 깨끗히 청소하는 유전자를 가진 부족이었습니다. 소변, 대변 등 생리현상은 동굴 밖에 따로 정해진 장소에서 해결했고, 먹고 남은 음식 찌꺼기 또한 항상 동굴 밖의 한 장소에 버렸습니다.


    자! 이 두 부족 중 어떤 부족이 생존에 유리했을까요. 원시 시대, 동굴 밖은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았기에 생리현상을 위해 밖으로 나가면 잡아먹힐 확률이 높았습니다. 또 음식 찌꺼기를 동굴 밖에 버리는 것은 맹수를 유인하는 자살행위였습니다. 따라서 동굴을 청소하지 않고 마음대로 사용하다가 지저분해지면 다른 동굴로 거처를 옮기는 부족이 생존할 확률이 높았습니다. 지금 지구를 점령하고 있는 현존 인류는 동굴을 청소하지 않고 지저분하게 사용하고, 이리저리 동굴을 옮겨 다녔던 부족의 후손들이라고 합니다. 동굴을 깨끗이 청소하고, 한 동굴에 오랫동안 머무는 유전자를 가진 부족은 모두 멸종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이처럼 환경을 보전하기보다는, 파괴하는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방향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심각한 문제가 재앙의 늪으로 우리를 인도하고 있습니다. 21세기에는 더 이상 옮겨갈 동굴이 없습니다. 지구는 하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지구상에는 77억명이 살고 있고 온갖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태에 와 있씁니다.


    이런 위기에 처한 시대상황에 즈음하여 시의적절하게 교황 프란치스코 성하께서는 2015년 5월 24일 환경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를 반포하였는데, 246항에 걸쳐 공동의 집인 지구환경 오혐, 생물 다양성 감소, 생태위기를 초래한 원인과 이유들, 통합 생태론, 생태교육과 영성 등에 대해 상세하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글은 지구환경을 보존하는 지침서 역할을 하게 되는 이 문헌의 정신을 바탕으로 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이 글은 더 이상 옮겨갈 동굴이 없는, 마지막 동굴에서 시한부 삶을 살아가고 있는 21세기 지구인에 대한 윤리신학적 차원의 탐색 보고서입니다.



     [월간 가톨릭 비타콘] 2020.01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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