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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2.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법(1)

    페이지 정보

    작성자 choism0512 댓글 0건 조회Hit 203회 작성일Date 22-01-08 20:31

    본문

    탄소 배출만 줄이면 생태계 문제 해결할 수 있을까

    [무너져가는 집을 복구하여라!] 2.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법(1)  


    가톨릭평화신문 2021.12.05 발행 [1640호] 

    근자에 교황직에 오른 세 교황(성 요한 바오로 2세, 베네딕토 16세, 프란치스코)은 여러 회칙들을 반포해 후기 산업사회가 직면한 문명의 위기들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선의 해법을 제시해 왔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잇따라 발표한 「복음의 기쁨」, 「찬미받으소서」, 「모든 형제들」 회칙을 통해 필자가 전술했던 세 가지 위기, 즉 인간 정체성의 위기, 사회 공동체의 위기, 그리고 지구 생태계의 위기를 집중적으로 강조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시한 ‘삼 생태론’

    이 시대의 위기에 해법을 제시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독특한 관점은 ‘집’이라는 차원에서, 지구환경과 인간 정체성과 사회 공동체를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집’이란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오는 휴식을 제공하는 거처이다. 그토록 소중한 ‘집’이 처하게 된 위기란 나, 우리, 그리고 모든 생명체의 생존과 관련이 있어 관심을 두고 가까이 들여다보게 된다. 이런 면에서 교황은 우리에게 닥친 위기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환시켜 주었다. 교황이 언급한 ‘집’의 개념은 구약성경에서 그 신학적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창세기에서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고, 인간인 아담을 만드시고, 아담의 배필로서 하와를 창조하셨다. 이를 신학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하느님과 인간과의 관계,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라는 ‘세 가지 차원’에서의 집을 창조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세 가지 차원의 창조를 ‘삼 생태론(Ecology)’ 즉,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하신 ‘인간 생태’, 인간 공동체의 ‘사회생태’ 그리고 모든 생명체들을 포괄하는 ‘환경생태’란 개념으로 말한다.

    ‘생태론’이란 영어로 Ecology인데, 이것은 희랍어 Oikos(Eco) + Logos(logy)의 합성어로, 어원적으로 ‘집에 대한 질서’, ‘집에 대한 원리’로 이해할 수 있다. Oikos(오이코스)는 ‘집’이란 뜻이며 Logos(로고스)는 의미, 질서 원리 등을 나타낸다. 따라서 서양어의 생태론(Ecology)이란 용어에는 이미 ‘집’이라는 개념 자체가 포함돼 있다. 즉 생태론의 어원적인 의미는 집에 대한 질서인데, 이것을 창세기에 적용하면 하느님의 창조 질서는 의미론적으로 이 ‘세 가지 차원의 집에 대한 질서’, 즉 ‘삼 생태론’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보면, 첫째 인간 생태에서 영과 육으로 이뤄진 단일한 존재, 육화된 영인 인간은 하느님이 거처하시는 ‘성스러운 집’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창세 1,27)함은 인간이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 ‘하느님의 모상’, 곧 ‘하느님의 집’임을 드러낸다. 이에 대해 「간추린 교리」는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인간은 하느님께서 당신과 관계를 맺도록 창조한 인격체이므로 인간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만 생명을 얻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109항) 이런 관계 안에서 인간은 ‘하느님이 특별한 방식으로 현존하는 집’이며, 하느님을 드러내는 모상이다.

    둘째, 사회 생태에서 인간 공동체는 ‘상생의 집’이다. “사람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에게 알맞은 협력자를 만들어주겠다”(창세 2,18)는 말씀은 하느님께서 인간을 홀로 두시지 않고 서로 관계를 이루도록 배려하셨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그것은 단순히 개체나 무리의 집합소가 아니라 인격을 주고받으며 그 목적을 완수할 수 있도록 서로 보호하고 상생하는 공동체 구성원의 삶의 터전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는 목적은 서로가 서로에게 ‘상생의 집이 되어주기 위해서’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환경 생태’는 인간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생명체가 어울려 서로 조화롭게 상생할 수 있는 ‘공동의 집’을 의미한다. 창세기 첫 구절 “한 처음에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다”(창세 1,1)함은 하느님께서 모든 생명체에게 ‘터전으로서의 집’을 마련해 주셨다는 의미이다. 이렇게 창세기에서 말하는 창조의 핵심은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있는 토대와 터전 그리고 관계로 이루어진 집의 창조라고 말할 수 있다.



    세 가지 차원의 집에 대한 질서


    이러한 삼 생태론을 기반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 가지 차원의 집에 대한 질서’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통합생태론’을 주창했다. 교황의 통합생태론적인 관점은 오늘날 전개되는 과학기술만능주의적인 사고에 근거해 지구 환경의 위기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얼마나 단견적이고 제한적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그러한 사고에 의하면 지구 환경의 문제는 단지 탄소 배출만 줄이고, 환경오염적 요소만 제거한다면 곧바로 생태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 그러나 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위해서는 세 가지 차원의 집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탐욕과 사회적 빈부격차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무분별한 개발이 중지될 수 없고, 결국 환경오염이란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우리 시대의 위기 극복의 방향은 ‘세 가지 차원의 집에 대한 질서’와 이 ‘집’들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깊이 되새기는 데서 시작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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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평만 신부(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구현실장 겸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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